감사합니다
지금 이 시각이 지난 뒤에도 어떤 삶을 살고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할지 저는 알지 못합니다. 사는 건 현재일 뿐입니다. 지금도 현재, 몇 초까지나도 그것 자체로 현재입니다. 돈이 없어서 아파서 모든 변고가 겹쳐와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사라질 수밖에 없는 그들을 매 순간 떠올린다. 내가 그들을 등지고 사는 것을 멈춘다면 그것은 그들에 대한 기만일지도 모른다. 지금 살아있는 현재를 보아야 한다. 그때 가서 죽든 절망하든 그건 그 후의 일이다. 나를 놓아주겠다. 생존하기 위해 비굴하게 살아가는 나를 내려놓겠다. 그냥 살아보자.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살아보자. 그러고 나서 생각해도 늦지 않다.
신체적 장애 없이 태어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.
맛난 거 먹고 싶은 거 먹을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.
들을 수 있고 말할 수 있고 볼 수 있고 희로애락을느낄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.
아직 반려자는 없지만 착한 사람들과 추억을 만들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.
언제 빈털터리가 될지 어떤 일이 일어날지 언제 죽을지 알 수 없지만 살아있음에 그냥 살아있음에, 감사합니다.
고마웠던 사람들을 기억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.
나를 스쳐 간 사람들에게도 미안하고, 감사합니다
그리고 엄마, 사랑하고 감사합니다
내 동생, 많이 해주지 못해서 미안하고 사랑합니다
아빠……. 사랑합니다. 다 용서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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